해질녘하늘빛 - 프롤로그

해질녘하늘빛보증금 오백에 월세 이십만원.

사람이 사는 집보다 비어있는 집을 헤아리는게 더 빠른 낡고 좁은 원룸.

밤이면 들려오는 이름모를 새소리와 새벽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한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와 주차표시와 상관없이 대충 세워 놓은 낡은 차 몇대.

시간 마져 멈춰버린 이 단절된 공간.

그럼에도

우리 남매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변기를 가리던 커튼마져 찢어져 더이상 그 역활을 하지 못해 원룸 바닥은 물기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샤워와 배설은 멈출수 없다.

뭐 그까지꺼 대충하면 안되나 싶지만 스무살의 만년 백수인 나에게 샤워는 유일한 즐거움이다.

수도세야 많이 나오겠지만 그건 연연생인 여동생이 알아서 할 일이다.

연연생인 여동생이 벌어오는 돈이 우리 두 남매의 유일한 수입원이었지만 그것또한 일정하지 않다.

난 그녀가 술집이라도 나갔으면 했지만 그년은 고작 원조교제 따위로 수입을 충당했고 난 항상 돈에 쪼달리며 살수밖에 없었다.

하긴 내가 근육질에 키라도 컷으면 남창이라도 했겠지만 중2때 가출해주신 어머니 덕에 성장이 멈춘 탓인지 루저로 살고있다.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루저란 시간당 5천원미만의 땀흘리고 지루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힘들게 구해야 한다는 사실 하나다.



아주 가끔이지만 난 선친께서 숨겨둔 재산이 발견된다던가 갑자기 키가 크고 자지가 쑥쑥 자라나는 환상속에 빠지곤 하지만 이내 현실을 자각한다.

하지만 나에게도 꿈은 있다.

아니 꿈이 아닌 유일한 희망이자 취미.

그건 바로 SM이다.

누구에게 체계적으로 배웠거나 열심히 공부해서 플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거나 그럴만한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SM을 간절히 원하는 것은 고등학교 3년동안 진따로서 당해온 스트레스를 표출한다는 표면적 이유보다는 여자와의 섹스였다.

사창가에서 순식간에 치루어지는 수동적 욕구표출보다 가학적이고 내 마음대로 여잘 다루길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표면적이유이다.







옷이라고는 레인코트 하나에 가면을 쓰고 목에는 개줄을 매단 여자가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그녀의 지갑을 내게 건낸 그는 앞으로 절대 연락하지 말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아무려면 어떤가?

곧있으면 이루어질 가학적이고 아찔한 섹스에 심장은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원룸5층을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단숨에 올랐다.

숨이 턱까지 올랐는지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여자가 거칠게 기침을 시작한다.

아니 암캐가.

형광등 아래선 여자의 자태가 양호해 보인다.

적당한 키에 마른 체격.

가면 아래로 흐르는 턱선도 갸름한 미인형이다.



힘이드는지 여자가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아 버린다.

그럼 그렇지 불량품이다.

명령도 하지 않았는데 주저 앉다니.

다가가 여자의 머리채를 쥐어 고개를 들게 한다.

눈을 감은 여자의 눈꼬리에 흐르는 눈물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가면을 벗은 여자의 모습은 눈가의 잔주름을 무시하더라도 50대초반은 넘어 보인다.

덕지덕지 대충 한듯한 화장도 문제지만 눈밑으로 늘어진 다크서클이 끔찍해 보인다.

"미친년!"

그 나이 먹고 나 같은 놈에게 넘겨져 버린 막장인생이다.

지갑을 열자 민증이 보인다.



임수영, 71년생



임수영?

임수영! 주소지가 눈에 익다.

갑자기 앞이 보이질 않는다.

18

개같은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아 버렸다.

이런 개같은 일이



바람나서 도망갔던 엄마가 발정난 암캐가 되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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